2011년 5월 22일 일요일
삼포로 가는 길
70년대 산업화에 맞물려 신음하던 인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거인 황석영의 소설이나 영화를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지금 그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삶 속에 성큼 들어선 <삼포>라는 단어를 논하려는 것이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것을 삼포라 부르고
이를 실천하는 이들을 우리는 삼포세대라고 부른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고 행복한 이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니..
듣는 순간 둔기로 뒷통수를 한 방 맞은 것처럼 멍해졌었다.
학자금대출이 2000여 만원에 월세에 생활비에
운 나쁘면(?) 병원비와 가족의 생계도 책임져야하는 세대라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의 가슴에 달린 이름표이다,
사회초년생이 되자마자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을 이마에 찍고
전쟁터로 내몰려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의 발목에 채워진 사슬이다.
학자금대출과 자신의 생존을 위한 비용은 국민 일인당 누려야할 교육의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법과 정치탓이다.
의료비의 개인부담률에 질식하는 국민이 많은 것은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제대로 제도화하고 감시하지 못한 정치탓이다.
사회초년생이 되어 홀로 일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한다면
이는 핵가족화를 유도하고 복지의 땅에 순조로이 안착할 때까지 지킴에 소홀했던
지난 세대들의 정치탓이다.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 먹일 돈이 어디 있느냐고 묻지 마시라.
저 구름 밑 우리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도 없는 곳에서
어마어마한 자금들이 뇌물이라는 이름으로 파도타기를 했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마당에.
대한민국에는 이건희의 아이들보다 아닌 아이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살기도 힘이 드는데 자식을 낳아 인구대체의 의무를 지고 싶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예전에는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었다.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들로 다녀야하는 부모들이 주머니가 비어가는 것도
이렇게 좋은 말로 돌려 표현했다.
지금은 '(누굴)만나면 돈'이라는 말이 서슴지 않게 튀어나온다.
이런 말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서슴없이' 튀어나오는 말이 되었다는 상황을
우리는 주목해야한다.
그래선 안되는 것 아닌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키워보고.
이를 하지 않는다면 사람 사는 재미를 어디에 가서 만끽할 수 있을까.
21세기는 이제 마악 시작인데
우리 대한민국은 너무나 빨리 삼포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카이로에서] 2011년5월22일의 명상
마케팅,여행,창작
삼포로가는길,
authoramira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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