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일 월요일

영화리뷰] 아이들


<아이들, 2011년도 개봉작품>

이 사건은 어느새 십 년도 더 지난 일이 되어버렸다..
그 날도 여느날과 다름이 없어보였다.
아이들은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면 으례 그러하듯이
학교가 끝나면 들판으로 산으로 몰려서 놀러다니곤 했다.
그리고 그 날도 그랬다..
그 날이 여느 날과 달랐던 점은 단 하나
놀러나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개구장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되었다..






그는 한때 잘 나가는 피디였지만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연출된 화면'도 서슴없이 찍는 냉정하고 이기적이며
리얼다큐멘터리계에서는 대단히 요주의인물이다.
어느새 기피대상이 되어버린 그는
폐기처분 대신 지방방송국으로 발령이 난다.
그래도 '화면 구성하는 재주'는 높이 산
웃선들 덕분이다.








피디가 교수를 만난 것은 악연이었을까..
시골아이들 실종사건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이 교수를
사람들은 모두 미쳤다고 했다.
피디도 반신반의했지만
왠지 슬슬 교수의 설명에 넘어간다...
그러니까 피디가 첨부터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갖고 취재를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교수의 설득이 너무나 그럴싸했고
정황도 맞아떨어졌고.
피디는 욕을 먹으면서도 교수와 동행한다.






실종된 아이의 아빠인 그는
심하게 말을 줄이고
심하게 느릿한 행동으로 교수와 피디의 의심을 샀다.
어쩌면 그가 범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는 아이의 귀환을 기다리지 못하고
십여 년 뒤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피디는 이 사건에서 손을 떼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교수는 광적일만큼 사건에 집착했다.
십여 년 뒤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었을때
피디와 교수는 재회하였다.

피하고싶은 피디와는 달리
교수는 다시 한 번 흥분하며
아이들의 유골이 옮겨져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교수를 무시했지만
마을사람들의 중얼거림까지 무시할 수는 없었다.


손바닥처럼 훤한 뒷동산에서 놀다가
집도 못찾아오고 길을 잃었다는 것도 이상하고,
두개골이 함몰되고 손발이 묶였다는 점도 이상하고,
사건발생 직후 마을 일대는 물론 그 산까지도
군경이 샅샅이 뒤졌슴에도 단서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고..

와중에 누군가 아이들을 자주 만났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등장했다.

피디가 물었다.
왜 그렇게 이 사건에 집착하느냐고.
교수는 대답했다.

"적어도 범인은 지금 어딘가에서 섬뜩해할지도 모른다"라고.
(비슷한 내용이며 대사는 정확치 않음. 기억이 가물... - -;;)

아마도 감독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이렇게까지 뒤를 쫓아온 영화에 그(범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을까 하는.

구성이 뛰어난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줄 수 있는 점수는 80점.

[카이로에서] 2011년5월2일 정리.

댓글 1개:

  1. 네이버의 [작가 아미라 리의 블로그]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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