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0일 금요일

영화리뷰] 나는 아빠다


<나는 아빠다, 2011년도 작품>

요즘 들어 부쩍 세상의 아버지들이
온갖 경제적 부담으로 숨쉬기조차 힘겨워한다는
뉴스들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보고 싶어졌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가 당당하게 <나는 아빠다>라지 않은가.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아빠가 등장한다.





과거야 어쨌든 이제는 손을 씻고
마술사로 거듭난 아빠.
그에게는 아내와 어린 딸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가난했어도 그것으로 족했다.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딸이 있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완벽한 아빠였다.




이 힘겨운 형사팔자를 당장 때려치우고 싶어도
아이가 아직 학생이라 학원비가 아주 많이 든다.
그래서 이 아빠는 동료들의 걱정을 들을만큼
나이가 들었어도 감히...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다.




그리고 이 아빠는 가장 문제가 많은 아빠이다.
그는 원래부터 매우 질이 나쁜 형사였다.
아픈 어린 딸의 막대한 병원비를 대기 위해
악질이 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위 세 아빠들 중에서 유일하게 유죄이다.







마술사의 가정은 '질 나쁜 형사아빠'로 인해
풍비박산이 났다.
하지만 세상을 아름다운 마술로만 수놓고 싶어하는 그에게
'질 나쁜 형사아빠'는
"니가 그래서 자식을 놓친거야"라며 가슴에 못을 박는다.

"나는 내 딸을 지켰어.
내가 내 딸을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그래도 난 지켰어!!"
'질 나쁜 형사아빠'는 마술사를 조롱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유죄'이다.

세상의 모든 '삶이 버거운 아빠들'이
그처럼 자식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람이 해서는 안될 짓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한국의 병원에도
장기기증을 독려하는 코디네이터가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놀라운 발전이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건 참 어려운 직업이다....
숨이 붙어 있는 사람 곁에서
그사람의 장기를 받을 누군가를 위해
환자의 숨줄이 끊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같은 모호한...




'질 나쁜 아빠'는 어린 딸을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술사 아빠는 세상을 구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잃고도 마술사 아빠는 세상에 아름다움을 흩뿌렸다.

솔직히 영화의 2/3를 볼때까지도
혹시 이 영화가 '질 나쁜 아빠'의 질 나쁜 행위들을
정당화하거나 관객에게 이해시키려고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현대판 형사물로는 특이하게 마술사라는 직업이 등장하면서
마무리가 훌륭하게 잘 되었다.
마술사가 아니라면 그렇게 질 나쁜 사람의 심경에 누가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작가가 똑똑했다.

흥행이 얼마나 된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나도 참 오래 기다리고 찾았었다.
개인적으로 줄 수 있는 평점은 75점.

미친듯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배우 김승우로 가득찬 영화였다.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완벽하게 표정에 싣는 이 배우에게
이 영화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나는 명우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었다..
(사실 이미 명우였는지도 모르지만 난 쇼프로에서만 봐서... ^^;;)



글 서주(필명)





댓글 1개:

  1. 이 포스트는 작가 아미라의 네이버블로그에도 동시에 실렸습니다. http://20inshallah.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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