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
근래의 화두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너무 높고,
그걸 해결해내기에 어린 학생들이 짊어져야하는 짐은 너무나 무겁다.
학생들, 사회단체들이 반값등록금운동을 벌일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적이 있다.
그래서 세계각국 대학등록금을 비교한 포스트를 올렸는데
사실 나의 조사는 워낙 빈약해서
우리나라 등록금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대학들만 어쩌다 뽑아놓게 되었다.
그리고나서는 나 스스로도 '어, 뭐야? 우리랑 비슷하네?'
의아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 나라들에서는 우리와 같은 '학생들의 위기'가 없는 것일까
나는 그 점을 파헤쳐야할 필요를 느꼈다.
어차피 등록금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수백개쯤 조사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랬더라면 우리보다 훨씬 저렴한 등록금을 책정한 대학들을 찾아냈을 것이다..)
세계 유수의 대학들은 등록금이 4-6만불 선이다.
현지 생활수준이나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높은 금액이 아닐 수 없다.
모두 '자기 직장에서 일 열심히 하면 굶어죽지 않고, 그런대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을 가진 서민들의 자식들이다.
그런 서민인 부모가 어떻게 6만불의 등록금을 낼 수 있는가.
학생들은 물론 학자금대출, 근로장학금, 성적우수장학금 등을 받을 수 있다.
우리보다 다른 나라 대학들이 학생들의 목을 움켜쥐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기업기부금제도' 때문이라고 나는 판단하고 있다.
아무개기업이나 개인이 돈다발 싸들고 아무 대학이나 찾아가서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를 하면 그 크고적음과 대학운영위의 심사를 거쳐서 기부자의 이름으로 도서관이나 장학기금을
신설한다.
우리나라처럼 '졸부나 대기업이 감히 우리 대학에 이름을 들이밀려한다'고 비난하는 우리와
기부금을 받아들이는 태도부터가 다르다.
기부금의 액수를 떠나서 기부자의 신분을 떠나서
기부금은 눈 시리고 꼴보기 싫어도 참고 받아야 한다.
무조건 받아야 한다.
어차피 자본주의의 나라이다.
대학에서 추진하는 사업들(도서관건립, 새로운 부지구입, 기가재 구입, 직원 월급인상 등등)을
기업이 지원사격해주는 것을 학생들과 사회단체는 거부해서는 안된다.
기브 앤 테이크.
대학등록금 반값혜택을 '가져온다면'
기부금 명목으로 설립되는 각종 대학사업(그것이 기부자의 이름을 버젓이 앞에 달았다고해도)을
눈 감아 '줄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준비되었는가, 그것부터 묻고 싶다.
지역과 사회단체들도 기부금육성에 힘을 기울여 학생들의 자존심을 세워줄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것도 묻고 싶다.
아울러 대학들은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반값등록금을 실현'시켜 줄 준비가 되어있는가도
나는 묻고 싶다.
서로가 양보해야하고, 서로가 이해해야 해낼 수 있는 일이다.
한창 공부해야할 나이의 학생들이 하루 세 가지의 알바를 하고도 학업을 지속하기 버겁다며
우는 기사를 보고 펜대를 쥔 손이 부끄러웠다.
이렇게라도 지원사격을 해본다....
내 힘이 일천하여 학생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그래도 청춘들이여, 기운을 내라..
[카이로에서] 2011년6월7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